초심(初心)이란 무엇일까.
초지일관, 초심을 지켜라, 초심으로 돌아가라 등.. 처음 그 마음가짐, 처음의 결정을 계속 따르라는 가르침이 예로부터 내려오고 있다. 좋은말 같고 그럴듯하게 들리긴 한다. 하지만 예전부터 이해하기 힘들었던 것이 있었으니.. 그래서 그 '초심'이란게 뭐야?
초심(初心): 처음에 먹은 마음 (출처: 표준국어대사전)
여기서 헷갈리는 건 '처음'이다. 그러니까 대체 그 '처음'이 언제를 말하는 것일까?
1년 전의 초심이 지금의 후심(?)보다 더 나은 것인가? 때로는 1년 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좀더 성장하고 정보가 많은 지금의 생각과 결정이 더 맞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럼 이때도 초심을 지켜야하는 건가?
초심 이전의 초심도 당연히 있을 텐데, 그럼 나는 돌잡이 때 집었던 꿈을 향해 나아가야하나?
또한 '초심'은 '과거지향적'인 성격을 띤다.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지 과거를 자꾸 들추는 것은 성장에 도움이 안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얼마전, 이 초심의 의미를 조금 깨달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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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다음 문장을 전제로 해야한다.
시간이 지난다고 모든 것이 예전보다 더 나아지진 않는다.
나의 마음가짐도 그랬다. 개인적으로 2023년 3-5월이 마음가짐의 전성기였던 것 같다. 그때 큰 꿈을 꾸었고 건강한 생각, 대담한 실천을 하며 멋진 미래를 그렸었다.
하지만 같은해 10월부터 점점 하향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최근의 내 모습을 올해 3-5월의 내가 봤으면 멱살 부여잡고 정신차리라 고함을 질렀을거다. 또렷했던 눈은 흐려지고 당당한 목소리는 힘을 잃어갔다. 예전의 나의 모습과 점점 멀어져갔다.
이 시기의 특징은 사람이 과거지향적이게 된다는 것이다. 아 예전에는 이랬는데, 저랬는데 하며 현재의 나는 내버려두고 그때의 나를 그리워한다.
그러다가 어느새 5월의 나까지 다다르게 되었다. 그때 썼던 일기와 찍은 사진을 보며, 당시 큰 꿈을 위해 열심히 달려가던 나 자신을 다시 마주했다.
아, 이때 깨달았다. 초심! 초심이라함은 가까운 과거 중 가장 미래지향적으로 열심히 살던 때의 마음가짐을 뜻하는 것이구나! 그 시기의 나 자신을 만나고서 나는 다시 그때의 마음가짐, 즉, 초심을 장착하고 살아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