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은 아무나 내게 연락해주었으면 했고
어느 날은 아무도 귀찮게 굴지 않았으면 했다
어느 날은 무임승차하며 뻔뻔해지기로 했고
어느 날은 교통비를 내고 당당해지기로 했다
어느 날은 세상이 너무 크고 무서워 보였고
어느 날은 세상이 참 단순하고 지루해보였다
어느 날은 이곳에 있는 내가 참 자랑스러웠고
어느 날은 저곳에 있었으면 어땠을까 후회했다
어느 날은 목표를 세우고 쟁취하고자 노력했고
어느 날은 목표의식 없이 흘러가는 대로 살았다
어느 날은 내가 무엇이든 해낼 수 있을 것 같았고
어느 날은 내가 아무것도 아닌 것 처럼 느껴졌다
어느 날은 구슬픈 피아노 곡으로 차분함을 찾았고
어느 날은 시끄러운 밴드 곡으로 텐션을 끌어올렸다
어느 날은 이랬고
어느 날은 저랬다
어느 날은 이랬다 저랬다 하는 나에게 뭐하는 놈이냐 물었고
어느 날은 이랬다 저랬다 하는 놈이라 나를 정의하기도 했다
어느 날이던 간에, 어떤 나이던 간에
어느 날도 날이고, 어떤 나도 나이다
어느 날을 살아가는 어떤 나
각각의 점을 계속 이어주면
그것은 또다시
어느 날을 살아가는 어떤 나를 그리고 있다.
어느 날의 어떤 나가, 어느 날의 어떤 내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어느 날의 어떤 나는, 어느 날의 어떤 나를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어디서도 얻을 수 없는 인사이트가 가득한 세상